충북 農-學 협력…농장인수, 경영컨설팅 본격 가동
'연해주 농업개발의 비전과 전략' 심포지엄

한·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 연해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아울러 해외농업개발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충북대학교 지역농업협력교수단(단장 성진근), 농업과학기술연구소(소장 조한근)가 해외협력농장 개설을 기념해 14일에 개최한 '연해주 농업개발의 비전과 전략' 학술심포지엄에 농업계와 학계, 산업계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해외농업개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앞서 충북지역 농민들이 지난달 24일 발해농업개발주식회사를 설립해 연해주 뽀그라니치군(郡)에 있는 루비노프카 농장을 인수하기로 현지에서 계약했으며, 충북대는 농장인수작업과 향후 농장경영 계획수립 등 컨설팅용역을 수주해 연해주 개발에 적극 동참할 태세를 갖췄다.
충북대 지역농업협력교수단, 농업과학기술연구소는 지난달 연해주 현지에 '충북대학교 협력농장' 현판을 걸고 활동에 돌입하는 한편 가칭 '북방농업컨설팅센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충북대 성진근 교수에 따르면 이 컨설팅센터는 앞으로 해외농업개발뿐만 아니라 북방의 자원과 생태계, 역사와 사회체제를 연구하는 등 연해주 진출의 전진기지 구실을 한다.
한편 성 교수는 14일에 열린 심포지엄에서 "불안한 국제식량수급, 국내의 낮은 식량자급도, 그리고 통일 이후까지 고려할 때 해외농업개발의 전략적 중요성은 대단히 크다"고 강조하고 "우리 농민의 의지와 함께 해외식량기지 확보 차원에서 정부의 폭넓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포지엄] 연해주 농업개발의 비전과 전략
"성장잠재력만큼 위험요소도 많다"

단기…농기계·자재 구비 등 생산성 향상 과제
장기…농산물 소비시장 확보 및 유통혁신 관건

광활한 땅, 값싼 노동력으로 치장하고 한껏 매혹하는 러시아 연해주. 이곳이 21세기 해외농업개발의 상징이자 교두보로서 우리에게 손짓하지만 지금까지 희망에 이어 절망을 선사한 것이 사실이다. 발해시대부터 17세기 고려인까지, 20세기 초 까레이스키와 최근 진출한 한국기업까지 이 땅이 우리에겐 늘 '실패의 땅'일 수밖에 없는가?
해외농업개발의 중요성을 먼저 감지한 전문가들이 14일에 충북대학교에서 열린 '연해주 농업개발의 비전과 전략' 심포지엄에 참석해 "잠자는 땅, 깨우기 쉽지 않은 땅, 연해주" 농업개발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 연해주의 자연자원과 농업
(이상덕 박사, 농촌진흥청 농업경영관실)
이 지역의 풍부한 자연자원은 20세기 초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며 특히 농업발전의 토대가 됐다. 농업과 함께 임업, 광업이 극동지역 산업발전을 이끌었으며 시베리아 철도와 전화 가설 이후 공업부문의 발전이 두드러졌다.
자연자원이 풍부하고 독특한 동식물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지하자원으로 주석, 텅스텐 등은 세계적인 생산지이며 석유와 천연가스 등도 상당량 매장된 곳이다. 지하자원과 함께 산림자원, 동식물자원, 용수와 평야 등 농업자원이 매우 풍부하고 캄차트카 지역은 훌륭한 관광자원까지 갖추고 있다.
주요 농업지대는 항카평원과 우수리평원 두 곳이다. 그 면적이 250ha로 남한 총 농경지보다 넓다. 그러나 실경작지는 반도 채 되지 않다.
아무르주 하바롭스크 사할린 등 극동러시아의 농산물 및 농가공품 등 전체 농업생산의 38%가 연해주에서 나며 농지사유화 이후 자금난으로 제대로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생산성이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그동안 고합그룹, 남양알로에, 가우디,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 등 한국 기업이나 단체가 극동러시아 지역에 진출했지만 끝내 포기한 기업도 적잖다. 이미 일본의 기업들, 캐나다의 Kimkor그룹, 독일의 칼슨그룹 등이 진출했으며 이밖에도 표면에 나타나지 않고 현지인을 주인으로 내세운 합작회사가 산재한다.
외국인 투자여건이 좋지 않다. 대규모 농지확보와 저렴한 노동력이 긍정적 요소지만 규제가 많고 정식절차를 밟자면 세금이 많고 까다롭다. 러시아와 지방자치단체간 혹은 중앙정부 차원의 협상을 통해 투자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시급하다.

◇ 극동러시아 자원개발
(이병화 원장, 국제농업개발원)
연해주 거주 인구는 올해 3월 현재 206만 명이다. 이 지역 인구는 1989년에 약 280만 명이었으나 군인철수, 자연감소 등으로 매년 약 6만5,000명이 줄었다.
이 지역 농지면적은 남한의 4배쯤으로 논 18만4,000ha, 밭작물재배지 80만ha, 목초생산지 155만ha, 목야지(방목장) 520만ha 등 총 773만4,000ha 정도다. 기술수준보다는 제초제와 비료부족 등의 탓으로 단위당 생산량이 한국보다 적다.(쌀 1/2, 옥수수 1/3, 우유 1/4.4 수준)
극동러시아 농공위원회(코샥프리모)는 러시아의 자원,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력이 결합한 '삼위일체 공생농업' 추진정책을 채택한 바 있다. 러시아는 이를 바탕으로 벼 및 콩 생산사업과 더불어 △버섯재배 △산삼(장뇌삼)재배 △한우, 화우 생산 △사슴사육 △밍크, 청여우 생산 및 모피가공 △관광농업, 관광자원 개발사업 등 6가지 사업추진방안을 마련중이다. 러시아 측은 이에 걸맞는 자본과 기술이 부족해 외국자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 지역을 투자 적지, 현재를 투자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연해주지역에서 북한 단독, 혹은 남·북한만의 협력보다는 남·북, 러시아의 3자 협력이 바람직하다.
한국 연구진은 남북한이 연해주에서 공동으로 할 수 있는 농업개발사업으로서 ①항카호 주변의 벼농사 ②식용버섯 인공재배 ③장뇌삼 재배농장 ④사슴농장 공동사업 ⑤밍크공동사육농장 ⑥관광농장 사업 ⑦화우, 흑우 및 황우의 송아지 생산사업 등을 꼽았다.
남북한이 제3국을 대상으로 생산한 농산물의 처리방안으로 ▲국내 반입 ▲제3국 수출 ▲남북한 교역 ▲북한 지원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

◇ 연해주농업개발의 비전과 전략
(성진근 교수, 충북대 농업경제학과)
한때 유수한 곡물수출국이었던 러시아는 현재 농경지 대부분을 놀리며 곡물 원조에 의존해 사는 나라로 전락했다.
이런 점에서 러시아의 연해주개발에 대한 관심은 △연해주의 유휴지를 어떻게 활용해 곡물 피원조국의 지위를 벗어날 것인가 △풍부한 자원을 활용, 태평양권 국가들과의 교역확대를 통해 일자리 확대와 지역경제성장을 어떻게 도모할 것인가 △시장경제 운용기법을 어떻게 러시아경제 운용에 효과 있게 접목할 것인가 등이다.
한편 연해주개발에 대한 우리나라의 관심은 ▲수입대체산업으로서의 식량해외생산기지를 확보, 국제식량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잠재능력을 높이고 ▲남북분단으로 단절된 대륙의 자원과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대륙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며 ▲우리농민의 높은 농사기술과 자본력을 이 지역의 저렴한 地代 및 임금과 결합함으로써 한·러 두 나라 농가의 소득을 높이는 데 있다.
앞으로 연해주 농업투자의 성과는 생산된 농산물의 효과적인 시장화에 달려 있다. 우리는 연해주를 중심으로 한 농산물시장으로서 연해주와 인근러시아 시장 등 내수시장, 중국의 흑룡강성·요녕성·길림성 지역, 북한시장, 남한시장, 일본시장 등을 우선 주목해야 한다.
연해주지역은 국제경쟁력을 갖추는데 적합한 낮은 땅값과 임금 등 경제적 조건과 토양, 용수, 기후 등 적절한 기술적 조건을 갖추고 있고 한반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는 연계성과 잠재적 시장조건도 훌륭하다.
연해주 농업투자를 제약하고 있는 요인은 불안한 러시아의 제도, 미비된 유통 인프라,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대형농기계설비의 보유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러시아의 불안한 제도문제는 올해 3월의 한·러 정상회담 합의문에 의해 상당히 보완됐으며 현지 법인의 설립과 운영 등 기술적 대비책으로 대응할 수 있다. 유통문제는 점진적으로 시장을 열어나가는 접근자세가 필요하다. 대형농기계 투자문제는 해외식량기지 확보라는 국구경영전략 차원에서 한국정부의 폭넓은 지원책이 요망된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