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 울주군 ‘두서면마을’

“선생님들이 고맙고 다 좋지. 무조건 좋지. 가만히 있으면 뭐 하겠나. 여기까지 선생님들이 오셔서 알려주니 늘 수업이 있는 금요일이 기다려져. 그림에 몰두하면 잡념도 없어지고 여기에 마음을 쏟으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 우리 늙은 할멈 할범 위해 마음 써주니 너무 고마워.”

 

 

울산은 산업화로 발달한 곳이고 주변 도시들도 관광이 발전한 도시 지역이다. 그러나 울주군 두서면은 울산 도심에서 한참을 벗어난 그야말로 ‘촌’이다.
울산해양박물관에서는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시내와 떨어진 곳에 사는 어르신을 위한 프로그램은 없었다. 이에 그동안 문화적 혜택이 없었던 두서면마을을 중심으로 교육·문화프로그램을 진행키로 했다. 

 

 


어떤 프로그램이 적당할까 조사했더니 새로 만들거나 체계적인 것은 힘들었다. 수강생 평균 연령 80세. 움직임이 큰 것은 부담됐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민화’그리기였다. 민화는 전통적인 그림이니 익숙하고 어른들이 그림을 그리며 색감도 익히고, 손을 움직여 오감을 익히는 것이 적당했다. 울주생활문화센터에서 장소를 제공하고 수강생 모집을 도와주기로 했다. 함께 하시는 어르신은 30명. 대다수의 어르신이 참여하고 있다. 어르신들과 함께 한 지 2년. 작년에 한 번 했더니 소문이 났다. 또 참여하신 어르신이 친구분들에게 소개해 함께 오기도 한다.


김지우 울산해양박물관 학예실장은 어르신들의 솜씨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한다.“처음엔 밑그림에 색을 칠할 때 머뭇거리기도 하셨고 색을 너무 어둡게도 하셨어요. 선을 긋는 것조차 힘들어했죠. 지금은 칸 안에 정확히 칠도 하시고 색도 점점 밝게 쓰십니다. 어린이들이 처음 미술을 접할 때 하는 프로그램과 비슷합니다. 나이 들면서 근육을 쓰는 일이 점점 퇴화되거든요. 쉬운 것 같지만 안 하면 못 하게 되는 것처럼 어르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른들 감각이 살아나는 거지요.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하면 어른들이 활력을 되찾고 웃음도 많아집니다.”

 

 

이에 앞으로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김지우 실장은 덧붙였다. 
“울산해양박물관도 어르신 사업은 처음인데 확대할 계획이 있습니다. 어린이나 일반 성인에 비해 어르신들 사업이 소외됐거든요. 시골 동네에 문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은 외로운 분들의 소통을 돕는 겁니다. 어른들이 거리가 멀어도 결석하지 않고 꼬박꼬박 나오십니다. 어르신들을 위해 차량 지원도 하고 싶습니다. 더 많은 어르신이 함께 하도록 마음 쓰겠습니다.”


관심의 시선을 약간만 옆으로 돌리면 등잔 밑의 어른들이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어촌희망재단 지원사업이 황혼의 어르신에게 총천연색 희망을 칠해주었다. 똑같이 흘러가는 날이라 여기던 어르신들의 삶에 재미난 일상이 덧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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