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대통령에 물가안정 핵심과제 ‘대량 수입’ 뿐 보고
“생산비 뛰는데 참으라 한다”…농가들, ‘생존권 위협’ 여론

 

 

 

수입돼지 할당물량 증량, 감자는 호주산 수입, 마늘·양파도 중국산 들이고, 참깨는 인도산…,


새 정부의 고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민생안정 방안이 농축산물을 대량 수입해서 시장에 방출하는 쪽으로 방향을 굳혔다. 정부로서는 단기간 품목별 시장가격 조절이 가능한 장바구니 물가 잡기를 핵심 추진과제로 삼는 것이, 표면적으로 여론을 안정시키는데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정부 각 부처별 업무보고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지난 11일 용산 대통령집무실에서 기획재정부 업무보고가 있었다. 대통령과 해당부처 장관의 ‘독대’ 형식으로 이뤄지는 이날의 업무보고에서 추경호 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은, 대내외 경제정책을 총괄해서 보고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추 부총리는 기재부가 전 부처의 ‘컨트롤 타워’ 란 점을 들어 민생경제, 핵심산업, 투자, 경제분야 규제혁신, 재정운용계획, 조세정책 운용방침, 공공기관 관리 등 경제전반, 즉 현정부의 주요 국정 현안과 계획을 보고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추 부총리는 핵심 추진과제로‘고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민생안정 방안’을 밝혔다. 정부 출범 이후 발표한 ‘당면 민생 물가안정 대책’ (6월19일)에 이은 추가 대응방안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재부의 업무보고 내용은, 에너지·원자재 가격상승 등 공급측 상방리스크(상승 위험요인)가 더욱 확고해지고, 경기침체의 가능성도 짙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 단계에서 정부측의 가장‘큰 액션’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추 부총리는 특히 농축산물 및 식품 수급변동에 대한 정부의 대응, 대부분 수입산을 풀어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정부 출범 후 마련한 민생대책의 신속 집행과 함께, 8월중 추석 민생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했다는 것. 추 부총리는 대책이 부족할 경우 추가 대응방안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부문별 물가안정대책을 보면, 축산물의 경우 돼지고기 삼겹살 할당물량을 2만톤 증량해 수입할 방침이다. 소고기는 미국·호주산 수입소고기 10만톤에 대해 연말까지 할당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또한 8만2천500톤의 수입산 닭고기에 대해 할당관세 혜택을 주고, 계란 공판장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농산물 가격조절은, 감자는 7월부터 국산 비축분 조기방출과 아울러 호주산 700톤을 수입하고, 효과가 미진할 경우 추가 수입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마늘·양파 또한 비축분에 대해 미리 시장에 풀고 중국·일본 등으로부터 저율할당관세(TRQ) 물량으로 수입하는 방법을 짰다. 무·배추는 수급조절분·비축분 등을 8~9월 성수기 방출하겠다고 밝혔다. 사과·배는 계약재배 물량을 각각 6만5천톤, 5만5천톤 확대하는 계획이고, 대파는 11월 출하기 이전 물량은 할당관세 0%를 적용해 수입할 예정이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참깨는 TRQ 물량을 6만7천톤까지 늘려 수입키로 했다. 또 다른 물가부담 경감 초치로, 농축산물 할인쿠폰을 500억원 더 늘리는 계획과, 전지·탈지분유에 할당관세 적용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문제는 이같이 가격안정을 이유로 농축산물을 대량 수입해서 방출하겠다는 정부의 핵심 추진과제가, 수요측면에서도 일시적이거나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지적이다. 더욱 큰 문제는 국내 농산업의 생산기반을 일시에 붕괴시킬 수 있는‘메머드급 독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이에 대해 농업계는‘생존권 위기’차원의 비상사태로 인식하고 있다. 12일 농민의길 등의 상경집회, 11일 축산관련단체들의 성명 발표 등 농민단체의 반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소고기 10만톤에 대해 관세없이 수입 조치한다는 계획은, 국내 한우시장 일년치 규모의 절반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한우 사육기반을 뒤흔드는 조치라는게 한우협회 주장이다. 한우를 키우면서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는 지경이란 것이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일반적인 경기상황에서도 국내 농산물수급조절에 수입산을 동원한다는 발상은, 농업기반구조를 망가뜨리겠다는 ‘자폭’ 계획과 다름 아니다”면서“가장 쉬우면서 가장 고민없이 내놓은 행정 재량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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