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수확기가 다가오면서 재고미 처리문제가 ‘태풍의 눈’으로 다가오고 있다. 정부는 올 양곡년도말 1천3백만석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쌀 재고 때문에 고민에 빠져 있다가, 최근 남북화해기류에 따른 대북지원 방안을 적극 모색하면서 한숨을 돌리는 눈치다.

12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도 인도적 차원의 대북 쌀 지원책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계산을 넘어선 대북 쌀 지원은 동포애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 분위기 조성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재고미 문제는 올해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데 있다. 국내 쌀이 평년수준(3천6백만석) 정도로만 생산되어도 재고미가 연간 5백만석씩 발생한다.

재고미 1백만석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원가 2천6백8억원, 보관 및 손실부담 4백50억원 등 총3천억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한다고 한다. 연간 5백만석의 재고미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매년 1조5천억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그러므로 매년 1조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가며 대북 쌀지원에 나선다는 것은 상당한 어려움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내 쌀 수급정책에 대한 근본적 개혁이 요구되고 있는데도 정부는 이렇다할 근본 처방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농업·농촌은 위기의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도하협상에 따른 농산물 개방확대, 2년 앞으로 다가온 쌀 추가 개방문제, 마늘파동, 생우 수입 등 어려운 사안들에 대해 보다 진지한 노력과 정성을 다해 해결책을 마련하기보다는 그때 그때 임시처방으로 문제를 풀어간다는 느낌에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이다.
(박 명 술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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