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내논 환경관련 ‘권고안’에 대해 각 지자체들이 앞다퉈 관련 조례안을 만들면서 축산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가축사육 제한구역 지정 권고안’이란 이름의 제도는 주거지역과의 일정한 거리를 두고 가축을 길러야 한다는 내용이다. 사람 사는 곳을 피해서 축산업을 영위하라는 말이다. 사실 현실적으로 그만 두라는 얘기를 정부가 권고하고, 지자체들이 제도로 만들어 농가를 닦달하는 모양새다.

한우는 100m, 젖소는 250m, 돼지·닭·오리 500m 씩 주거지역과 떨어져서 길러야 한다. 지자체별로 차이는 있으나 조례안들을 살펴보면, 정부의 권고안보다 훨씬 강력히 가축사육 제한구역을 설정해 놓고 있다.

일부지역은 80~90% 축산농가가 조례를 위반하게 생겼다. 국내 축산업에 30% 정도를 차지하는 무허가 축산농가들은 하소연도 못하고 맨 먼저 쫓겨날 판이다. 축산업 허가제가 전면 시행되는 2015년 쯤에는 이래저래 법에 걸려 초토화될 전망이다. 지자체 조례에 걸리고, 허가제에 걸리고, 축산업선진화방안 규제에 걸리고….

국민들의 고충을 처리하는 정부의 대안이 ‘단세포적’이다. 친환경 축산으로 농가와 거주민을 둘다 설득할 수는 없는 것인가. 거주민 환경을 위한 제도라는 이유로 축산농가들을 내치면, 이들은 또 어디로 가란 말인지.

날이 갈수록 환경부의 권고안에 근거해 가축사육 제한구역을 지정하는 지자체가 확산되고 있다. 구제역이나 FTA보다 더 악랄하고 무서운 게 살던 동네에서 쫓겨나는 일일 것이다. 환경 저해요소란 이름으로 국내 축산업을 ‘악(惡)’으로 모는 정부의 후안무치가 징그럽다. 끌어 안아야 할 상대를 ‘안락사’과정으로 몰고 가는 정부의 냉혹함이 두렵기만 하다. 다시 한번 요구하는데, 정부는 당장 축산농민들의 목숨부터 살려놓고 다음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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