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협회의 올해 살림살이가 편치 않다. 신임회장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더니, 새로 뽑힌 김남배 회장은 굶고 있는 처지(단식농성중)에다 회장 사퇴 요구에 등살을 못 펴고 있다. 대규모 집회를 계획했다가 취소한 것이 혼란의 원인이다.

한우협회는 최근 회장단회의, 긴급이사회 등을 열면서 사태수습을 궁리하고 있으나, 정부 협박설 등 갖가지 소문까지 나돌며 지도부가 유명무실해진 상황이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달 말 미국 광우병 발생으로 촉발된 국민들의 미산 쇠고기 수입중단 요구에 한우협회가 ‘상경집회’로 앞장서겠다던 때부터다. 9일 예정된 집회를 회장직권으로 돌연 취소하면서 기자회견과 회장 삭발식으로 행사를 줄인 것에 대해 한우협회 회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자조금 감사와 ‘한우소비 감소’ 등을 이유로 한우협회장을 협박했다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회장 사퇴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한우협회측은 “농번기에 인원동원에 차질이 우려되고, 괜히 광우병을 부각시켜 한우소비가 줄 것이 예상돼 취소했다”고 해명에 나섰지만 설득력을 잃었다는 여론이다.

김남배 한우협회장의 삭발식과 단식농성 또한 사태를 무마하려는 꼼수로 비치면서 감색되고 있다.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한우협회의 집회 취소는 어떠한 이유로도 이해하기 어렵게 보인다. 여기에 때맞춰 자조금 감사에 나서는 정부 또한 비난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유일무이한 국내 한우농가 대표조직인 한우협회가 가장 큰 업무를 방기했기 때문이다. 문제있는 미산 쇠고기 수입을 저지하는 활동보다 더 중요한 협회 임무가 무엇인지 먼저 묻고 싶다. 아마 없을 것이다.

또 전국단위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한우협회에 대해 때맞춰 자조금 감사에 나서겠다는 정부의 의도를 묻고 싶다. 굳이 관련없다고 변명하고 있으나, 그 때를 피해서 감사할 수는 없었을까 싶다.
결과적으로 시대에 뒤처지는 정부의 ‘공안의식’이 신물난다. 의식속에 정체성을 담지 못하고 섣부른 행동에 나선 한우협회 지도부 또한 혼나야 한다. 협회가 여기서 얻을 것은 철저한 반성에 기인한 ‘생산자적 활동’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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