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동안 배합사료업체들이 담합해서 축산농가들에게 더욱 피해를 안겼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가 있었다.
공정위 조사결과,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11개의 배합사료업체들은 경영진 모임, 간부급 모임, 실무진 모임 등 갖가지 회동을 갖고 사료가격 인상시기와 인상률 등을 논의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공정위는 추가조사와 과징금 통보 등이 이어졌다는 전언이다.

이를 전해들은 축산농가들은 화난 속을 달랠 길이 없다. 축산농가들에 따르면 평소 배합사료업체들은 ‘농민과의 상생’을 운운하며 홍보에 나서고, 사료값 인하를 촉구할 때엔 사료원료가격 등을 이유로 유야무야 넘어가는 게 비일비재했다는 것.

한우협회도 성명을 통해 “사료회사의 담합이 적발됐더라도, 축산농가들은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사료회사들의 과징금 처분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면 곡물가 하락에 의한 가격인하는 고사하고 가격을 오히려 올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과징금 부담이 고스란히 축산농가에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인 것이다.

과거부터 사료업체들의 담합 의혹은 수도 없이 입길에 오르내렸다. 1990년대 말까지 농협중앙회와 축협중앙회가 별도로 존재할 당시 계통계약이란 이름으로 농협과 사료업체간 인상률 조정이 있었고, 언제쯤 단행할 것인지도 그 자리에서 논했던 적이 있었다. 계통계약 논의 자리를 마련하기 전에 연례적으로 사료업체끼리 사전 논의가 있어왔던 것을 공공연한 비밀로 해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담합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사료값이 오르내릴 때마다 농가들은 ‘올릴 때는 턱수염 불 지피듯이, 내릴 땐 보릿고개 젖 나오듯’이 한다고 푸념섞인 속 앓이를 해왔었다. 더욱이 축산물 파동을 겪을 때마다 모르쇠로 일관했던 사료업체들을 생각하면, 이번에 적발된 담합행위를 ‘부적합한 거래’만으로 돌리기엔 시원찮은 구석이 많다.
업체들이 손해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공생’이란 가면을 쓰고 남의 떡을 가로채는 일로 변질돼서도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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